장사 너무 힘들다
호프집 개붕이다.
요즘 장사 너무 힘들어서 다 타 죽어가고 있는데,
거기에 휘발유 뿌리려는 사람들이 있어서 더 힘들고 우울하다.
바로 오늘 새벽 1시.. 손님이 없어서 꿔다놓은 보릿자루 처럼 출입구만 바라보고 있던 그 때, 들어온 새로운 손님들
"어서오세요!" 라고 큰 소리로 외쳤다.(너무 반가운 손님이다.)
"편한 자리에 앉으시면 됩니다." 라고 외치면서, 메뉴판과 과자를 챙겨서 후다닥 달려갔다. (손님이다. 신난다! 잘해 드려야지!!!)
(응? 어려보이네.. 신분증 확인 해야지!)
개붕이 : "먼저 신분증 확인 후 진행 하겠습니다." 라고 외쳤다.
신분증 제시 손님 : 당당하게 신분증을 제시한다.
개붕이 : (응? 이거 숫자가 좀 이상한데?? 촉감도 조금 이상하고, 이 숫자는 파인 것 같은데?? 뭐지?????)
손님 이거 신분증 위조 한거 아닌가요? 이거 숫자가 이상하게 보이는 데요??
손님 일행 : 쟤랑 저랑 03년생 맞아요. 무슨 소리 하는거야?
신분증 제시 손님 : 저 03 맞아요. 뭐가 신분증이 이상해요??
개붕이 : 잠시만요. 기다려 주세요. 확인 좀 해보겠습니다.
(이거 신분증 촉감이 이상해.. 오랜만에 그걸 써야겠군....)
잠시 후...
개붕이 : (머리 끝까지 난 화를 속으로 삼키며) 손님 이거 위조 신분증 이잖아요!!!!
위조 신분증 주인 : 아니예요 03 맞다니까요.
개붕이 : 경찰 부를까요? 그냥 갈래요? 이거 신분증은 압수니까 그냥 두고 가요.
위조 신분증 주인 : 신분증을 뺏어가며, 맞다니까요 이상하다. 담에 올게요. 라고 외친 후..
(일헹들과 함께 후다닥 뛰어 사라졌다.)
개붕이 : ........ 너무 허탈하네.. 의욕이 사라진다...
진짜 요즘 너무 힘든데, 휘발유를 드럼통으로 부어서 매장시킬려고 하는 구나.. 쟤들은 그냥 한 순간의 재미겠지만, 그 돌에 맞은 자영업자는 사망선고를 받는 다는 걸 왜 모를까..?
왜 선량한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려는 걸까??
요즘 같은 불경기에 영업정지 맞으면 매장을 "폐업" 하는 게 더 나을 정도 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에겐 단순한 놀이 그 이상도 아니고, 그게 얼마나 큰 잘못인지도 모르나 보다.
가게 문닫고 소주 사와서 라면에 먹으면서 서러워서 펑펑 울었다.
"이 나쁜 놈들아, 제발 그러지 말아 내가 뭔 죄를 지었냐, 먹고 살려고 발버둥 치는 것 뿐인데!! 니들도 10년 뒤에 똑같이 당한다구!!!"
* 꼼꼼하게 안봤으면 바로 받았을 만큼 요즘 신분증 위조 퀄리티가 좋다는게 씁쓸하다. 08인데 신분증 파서 03으로 보이게 만든 위조 신분증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