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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해병대 1사단 고(故) 채수근 상병 순직 사건

김주원
2025.01.22 추천 0 댓글 1

 

[해병대 1사단 고(故) 채수근 상병 순직 사건 관련 육대전 성명]

 

지난 17일, 장마철 폭우로 큰 피해를 입은 경상북도 예천군에 해병대 제1사단 소속 장병들이 수해복구 작전에 투입되었습니다. 그리고 이틀 뒤인 19일 오전 9시 10분경, 해병대원들이 예천군 소재 하천 내성천에서 실종자 수색 작업을 벌이던 중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당시 내성천에 들어가 인간띠를 만들어 실종자를 찾고 있던 해병대원들의 발밑 지반이 내려앉으며 장병 셋이 급류에 휩쓸린 것입니다.

이들 중 한 명은 결국 우리 곁으로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이제는 모두가 알고 있는 그 이름, 고(故) 채수근 상병입니다. 현재까지 드러난 사실들을 종합해 보면 채수근 상병의 죽음이 막을 수 있던 비극이었음은 분명합니다.

 

'구명조끼 등 기초적 안전장비가 제대로 장병들에게 지급되었더라면', '폭우로 인해 불어나고 유속이 빨라진 내성천에 해병대원들이 맨몸으로 들어가지 않도록 지휘부가 적절히 통제했더라면', '해병대원들이 인명 구조와 관련한 전문 훈련이나 교육을 받은 적 없다는 점을 고려해 작전 계획을 짰더라면' 하는 안타까움이 남을 수밖에 없습니다. 채 상병이 목숨을 잃은 것은 불가항력적인 자연재해가 아니라 충분히 막을 수 있던 인재(人災)였습니다.

 

군은 이번 사건을 말미암아 군내에 만연한 안전불감증과 성과 만능주의, 상급 지휘부와 현장 간의 경직된 소통 문화를 돌아보아야만 합니다. '안되면 되게 하라'라는 전시의 논리를 목숨을 걸지 않아도 되는 평시의 임무에까지 획일적으로 강요해서는 안됩니다. 그래야만 앞으로 채 상병과 같은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충분히 막을 수 있던 사고를 막지 못해 우리 사회는 또다시 누군가의 아들, 친구, 형, 동생인 젊은이를 떠나보냈습니다. 육대전은 채 상병이 정상적으로 군 복무를 마쳤더라면 당당히 예비역 병장의 신분으로 우리 사회에 돌아왔을 것이라는 사실에 마음이 쓰입니다. 대전현충원에 안장된 채 상병의 계급이 '상병'이라는 것에 못내 마음이 쓰입니다.

 

우리 헌법과 군인복무기본법은 대한민국 국군의 이념과 사명을 국토방위와 국민보호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군에 입대하는 대한의 청년들은 제복을 입었지만 군인이기 이전에 한 가정의 소중한 자식이요 사회의 중요한 구성원이자 국민입니다. 따라서 국가와 군은 입대한 청년들을 무사히 전역시켜 사회로 돌려보낼 의무가 있습니다.

 

국가와 군은 채 상병과 유족들께 그러한 의무를 다하지 못했습니다. 이러한 경우, 국가와 군은 목숨을 잃은 장병에게 가능한 최고의 예우를 다해 황망히 가족을 떠나보낸 유족들의 마음을 보듬고 망자를 기려야 할 것입니다. 그 일환으로 미래에는 이병 혹은 일병 계급으로 전사, 순직하는 경우에도 망자가 정상적으로 군 복무를 마칠 수 있었다면 당연히 부여받았을 계급인 '병장' 계급을 추서하는 방향으로 정책 개선이 이뤄져야 합니다.

 

순직한 채 상병은 어머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해병대에 자원입대한 뜨거운 가슴을 가진 청년이었습니다. 채 상병이 그에게 주어진 국방의 의무를 숭고히 여기고 국가와 군을 믿었기에 할 수 있던 선택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입대하는 젊은이들이 이런 선택을 내리기 위해선 청년들과 그 가족들이 군과 국가를 믿을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야만 합니다. 청춘을 바치는 젊은이들이 '어처구니 없는 이유로 군에서 허망하게 목숨을 잃지는 않겠구나'라는 확신을 갖고 입대할 수 있어야만 합니다. 나아가 설령 군에서 불의의 사고로 목숨을 잃게 되는 일이 있더라도 남은 가족들이 이 사회로부터 존중과 존경을 받고, 국가가 그들을 돌봐줄 것이란 확신이 있어야만 합니다.

 

앞으로 충분히 예방 가능한 사고로 젊은이들이 군에서 영영 전역하지 못하게 되는 일이 더는 발생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고(故) 채수근 상병의 명복을 빌며 유족분들께 심심한 조의를 표합니다.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육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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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7월 31일 업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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