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원사 진급행사를 다녀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이번 아들의 원사 진급 행사가 있어, 하사 계급장 처음 달 때 이후 20년의 군 생활을 하는 동안 못 가보았던 아들의 진급 행사에 아내와 함께 아들이 근무하는 부대에 갔다 왔습니다.
먼 거리라 갈까 말까 망설이다가 아내도 연차휴가를 내어서 3박 4일 일정으로 김해에서 양구로 10월 30일 오후 6시에 아내 퇴근에 맞추어 출발하여 오후 11시 반에 양구에 도착했습니다.
다음날 오전 9시 반까지 인제에 있는 군단 본부 행사장까지 도착해야 해서, 아침 일찍 손주들 3명과 우리 내외, 그리고 진급하는 아들 부부가 차량 2대에 부랴부랴 달리고 꼬불꼬불 난생처음 가보는 인제 기린면에 한 시간쯤 지나서 도착하여 서둘러 건물 행사장에 들어갔습니다. 손주들에게도 조용히 하라고 주의를 주고 진급식 행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진급 대상자는 8명으로, 대령, 소령, 그리고 원사는 우리 아들입니다. 엄숙한 분위기에서 잠시 있었는데, 누군가 행사 시작 전인데 들어오시네요. 바로 3군단장님, 별 3개를 처음 내 눈앞에서 보게 되었어요. 그냥 편히 연습하라시며 축하 온 부대원들과 가족들에게도 편하게 대해주시더군요. 나 역시 얼었었는데요. 우리에게 "어디서 왔냐"고 하시기에 "김해에서 왔다"고 했더니 "참 멀리서 오셨네" 하시며 모두에게 편하게 말을 건네주셨습니다.
위엄에 눌리고 딱딱한 행사장을 상상했는데, 김봉수 군단장님은 정말 멋지다는 말이 내 아내 입에서 연달아 나왔습니다. 진급식 행사에 직접 임명장을 마이크도 안 들고 큰소리로 읽어주시며 왼쪽 어깨에 진급 계급장을 달아주시고, 오른쪽에는 배우자에게 직접 달아주시라고 배려해 주셨습니다. 꽃다발 선물은 배우자에게 무릎 꿇고서 배우자로서 고생했다고 사랑 고백처럼 꼭 그렇게 전달하라고 그 자리에서 한 분 한 분 배려해 주셔서 너무 좋았습니다.
위엄에 눌려 행사 분위기는 무거울 줄 알았는데, 모두가 군단장님 때문에 웃고 힘찬 박수도 나오고, 가족들, 친구들, 동료들 기념사진 찍는 것 모두 코치도 해주시며 지금도 그 장면이 떠오르네요.
소령으로 진급하는 분이 있었는데 아쉽게도 가족이 아무도 안 오셨더라고요. 우리가 봐도 마음이 좀 그러하더군요. 모두 축하객들이 왔는데, 그분의 진급 계급장은 역시 군단장님이 왼쪽 어깨에 달아주시고, 오른쪽에는 같이 근무하는 부대에서 한 분이 달아드리더군요. 축하 꽃을 받을 사람도 줄 사람도 없었는데, 군단장님이 직접 꽃을 들고 나와서 이제 갓 소령 된 그분 앞에 군단장님이 무릎을 꿇고 축하 꽃다발을 드리더라고요. 행사장에 있던 모두가 놀라고, 생각지도 못한 장면에 모두 우레와 같은 박수와 함성을 보냈습니다. 제 마음뿐만 아니라, 모두의 마음이 뭉클해지더군요. 그곳에 있던 가족들, 장병들도 모두 놀랐고, 우리 집사람은 지금도 집에 와서 그 장면을 또 이야기하고 또 합니다.
김봉수 3군단장님, 정말 멋지십니다. 아들 원사로서 마지막 진급인데, 정말 잘 갔다 왔고, 왕복 먼 길이었지만 아들에게도 면목이, 손주들에게도, 며느리에게도 진급 행사 간 좋은 추억과 좋은 모습들을 만들어주신 부대원들과 3군단장님, 파이팅입니다. 또한 굽이굽이 돌아 산골짝에 고생하시는 군인들, 고맙고 참 감사합니다.
이런 글을 쓴다는 것이 뭐가 어떻게 되는지 모르겠지만, 이번 진급 행사에 초대해 주신 덕분에 그곳 인제군 기린면도 가보고 멋진 추억을 만들어주셔서 고마움에 두서없이 이렇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어서 글을 올립니다.
늘 건강하시고 튼튼한 국방 부탁드립니다. 충성.
윤재운 원사 아버지 윤기섭 배상